게임 잼에 몰려오는 젊은이들
──팀원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SANABI』 개발팀의 다섯 멤버는 어떻게 모였을까요?
유 씨:
주로 게임 잼을 통해 동료를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대학에 있는 게임 개발 클럽에서 모으려고 생각했습니다만, 상업 레벨을 목표로 하면 좁은 서클에서는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비전에 맞는 멤버를 찾고자 한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게임 잼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개인이 개최하고 있는 것부터, 한국 최대급의 인디 게임 페스티벌인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IC) 주최의 것, 대기업이 주최하고 있는 것까지 참가할 수 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갔습니다.
게임 잼 참가자의 대부분은 취미로 온 것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가운데서 자신이 요구하는 “진심”인 인재는, 상당히 희소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분은 다르다’라고 생각한 인물에게 직접 콘택트를 해 나갔고, 지금의 멤버가 모였습니다.
뭐, 각지의 게임잼을 건너다녔다고 해도 한국에서 열리는 게임잼은 연간 7개나 8개 정도이지만요.
──가까운 곳이 아니라 게임 잼에서 모은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팀에도 중년 정도의 베테랑 분부터 학생까지 폭넓게 계시지 않을까요?
유 씨 :
만났을 때는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멤버도 있네요. 그는 아직 팀에 있습니다.
사이토우:
참고로 팀의 최연장자는요?
유 씨 :
29살의 저네요.
일동:
우와~~~!
유 씨:
? 뭔가…..그렇게 놀랄 만한 일인가요?
──아니요, 평균으로 20대 중반의 팀에 의해 『SANABI』 레벨의 게임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솔직히 상상도 하지 못해서요…….
유 씨:
저는 그렇게 젊지 않아요. 한국에서 열리는 인디게임 페스티벌에 가면 대부분에 경우, 제가 제일 나이가 많고요. 최근에는 게임 잼에 가면 참가자의 70% 정도는 중학생입니다.
사이토우:
중, 중학생이 70%!??
──대박.
유 씨:
사실 한국 십 대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은 대단합니다.
게임 잼이나 페스티벌이 열릴 때마다 어디서 들었는지 매번 10대들이 떼로 몰려와요.
어제도 ‘Interactive Arts Conference’라는, 여기에도 동석하고 계신 배상현 씨 주최의 콘퍼런스가 열려서 저도 등단했지만 객석은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이토우:
사실 저도 그 콘퍼런스에서 패널리스트 중 한 명으로 참석했었습니다. 정말 말씀하신 대로 대성황이었습니다. 게임 비평이나 프로듀싱 전략 등 별로 일반적인 게이머가 관심을 갖지 않을 만한 주제의 패널도 많았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굉장히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열기로 가득 차 있었는지 수수께끼였습니다만, 그렇군요……그런 배경이 있었던 거네요.
──『SANABI』 같은 게임이 젊은 개발팀에서 나온 것도 그런 토양이 있었기 때문이었군요.
이리저리 자금 조달
──한국의 10대들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습니다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개발 시작 시점에서는 대학에 재적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개발 기간 중에 그대로 졸업해 버리는 것에 대한 불안 등은 없었던 것일까요?
유 씨:
사실 게임 개발 중에는 휴학을 했기 때문에 아직 대학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징병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남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군 복무를 하러 갑니다. 그렇다고 해도, 보통은 2년뿐이지만, 우리 세대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특례적으로 6년까지 휴학이 허용되었습니다.
저도 그대로 졸업했다면 취업 준비에 고민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재학 기간 동안 게임이 히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행이네요.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어떠셨나요? 제가 알기로는 퍼블리셔(Neowiz), 크라우드 펀딩(Tumblebug), 얼리 액세스와 같은 여러 경로에서 자금을 모으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유 씨:
우선, 한국에는 작은 게임 회사에 자금을 보조해 주는 제도가 있어서 거기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공모전에 나가 획득한 상금을 개발 비용으로 충당했습니다.
전기가 된 것은 BIC에서 상을 탔을 때였지요. Neowiz 씨로부터 제안을 받고 거기서 처음으로 퍼블리셔가 붙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독자적으로 Tumblebug 로 크라우드 펀딩을 모집하거나 얼리 액세스를 시작하거나….
다시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장기적인 자금 조달 플랜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지금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계속 발버둥 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크라우드 펀딩에 있어서 『SANABI』 에 대한 국내 반응은 어땠을까요?
유 씨:
개발 2년 차 정도의 타이밍에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는데, 그 이전에도 게임 쇼나 컴피티션, 혹은 유튜브를 통해 『SANABI』를 알고 있던 분들이 꽤 계신 것 같아 금방 큰 반응이 왔습니다.
놀란 것은 그러한 팬분들이 “이런 게임이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있다”라고 입소문으로 확산시켜 주셨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타이밍에 낸 체험판이 호평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기서 플레이한 인트로 부분에 끌려서 팬이 됐다, 이런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작곡 담당 중 한 명인 Invader 303씨도 체험판을 낸 것을 계기로 인연이 생긴 한 사람입니다. 어떨 때, 카자흐스탄에 사는 그가 체험판을 플레이했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음악이 너희들 게임에 딱 맞으니 꼭 사용해 달라는 열정적인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는 장면에 따른 감정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기 위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ACT2의 <정의>와의 싸움에서는 ‘강적과의 대결’이라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습니다만, 바로 그 요망에 딱 들어맞는 곡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작곡을 담당하시는 분만 카자흐스탄 출신이라고 다른 인터뷰에서 얘기하셔서 궁금했는데, 체험판의 반응으로 팀에 합류했군요.
나스 키노코 씨의 찬사
──『SANABI』 는 일본에서도 대단한 반응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Fate』 시리즈 등으로 알려진 게임 시나리오 작가 나스 키노코 씨의 찬사입니다. 블로그에서 ‘게임 라이터로서 치사급의 대미지를 입었습니다’라고 그 충격을 새기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반응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유 씨:
감개무량합니다. 대감격. 저도 어렸을 때부터 『공의 경계』 나 『월희』 는 매우 좋아했고… 『Fate/stay night』 는 연령 제한으로 당시 플레이할 수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나스 씨는 매우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존경하는 작가님께서 그런 말씀을 주시는 것은 뭐랄까, ‘기쁘다’라든가 ‘자랑스럽다’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네요.
한국어로는 ‘성공한 덕후(성덕)’라는 표현이 있고, 이건 ‘덕질하는 대상이 인지해 줄 만한 톱 덕후’라는 뜻인데, 바로 그 ‘성덕’이 되었다고 주위에 자랑했어요.(웃음)
──나스 씨는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으로 ‘SANABI’의 어디에 감동했는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유 씨는 ‘SANABI’의 어디가 나스 씨에게 꽂혔다고 상상하고 있습니까?
유 씨:
글쎄요… 중요한 캐릭터를 초반에 갑자기 죽인 것일까요?(웃음)
저는 나스 씨의 자극적인 스토리텔링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괜찮을까? 나스 씨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나스 씨가 들으시면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차기작으로.
사이토우:
남은 시간도 적어졌기 때문에 꼭 이것만은 물어 두고 싶습니다만… 왜 마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사슬팔을 이어 받았나요?
유 씨:
하나는 스토리에서 마리가 ‘나는 아버지처럼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복선 회수를 위해서 넣었습니다.
또 하나는… 차기작에의 떡밥입니다 (웃음)
다음번에는……메트로이드 버니어를 만들까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이토우: 허허허, 이해합니다.(웃음)
이거 꼭 차기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유 씨가 게임 메카닉스를 소중히 여기는 크리에이터라는 것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계승도 게임 메카닉스의 흐름으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힘차고, 인상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를 향해 메시지를 주실 수 있을까요?
유 씨:
여기까지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SANABI』 는 아쉬운 점도 많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점을 꼽고 평가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지금쯤이라면 일본어 번역도 개선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분들이 놀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만, 발매 초기, 일본어 번역의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평판이 있었습니다. 왜 이 문제가 생겼을까요?
유 씨:
번역을 의뢰하려고 한 시점에서는 자금이 부족해서……. 부탁한 회사가 하청의 하청 같은 곳에 의례를 해 버린 것 같습니다.
사이토우:
인디게임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죠. 개선돼서 다행입니다. 정말 멋진 게임이니까요.
──저 스스로 비평가로 활동하다가 진심으로 『SANABI』 에 감명을 받아서 장편 비평도 썼는데요, 그 게임을 만든 팀의 대표인 유 씨를 만나 뵙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그리고 송 소령의 굿즈를 일본에서 내주세요.
유 씨: 후훗, 감사합니다. – (마무리)
과거 ‘역전재판’에 매료됐던 소년은 한국을 대표하는 신예 게임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얻은 다양한 지식에 의해 뒷받침된 유승현씨의 지성은, 향후도 WONDER POTION 을 지지하는 기둥으로서 새로운”경험”을 만들어 갈 것이다. 앞으로의 한국의…아니, 아시아의 게임 씬을 리드할 신성의 탄생을 축하하고 싶다.
한편, 이번 취재로 IIN 취재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은, 한국 게임계의 「젊음」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초저출산과 고령사회로 향하고 있을 한국에서 게임 잼과 콘퍼런스에 열정과 호기심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더 나아가 WONDER POTION 이 입주해 이번 인터뷰의 무대가 된 빌딩도 정부 산하 공기업이 소유한 인큐베이션 시설이다. 등 시설에는 WONDER POTION 이외에도 무수한 신흥 게임 회사가 들어가 있다.
물론 유 씨의 말처럼 무명의 창작자가 처음부터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상당한 수고를 필요로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SANABI』 가 실현된 것은 그와 그 팀이 자신들의 꿈을 믿은 결과다.
그러나 꿈이라는 씨앗은 양질의 물과 흙이 있어야 자랄 수 있는 것도 사실.
과연 『SANABI』 가 자랄 만한 흙이 일본에는 남아 있을까. 물을 주는 누군가는 존재하는 것일까. 애초에 젊은이가 「씨앗」이 되는 꿈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일까──그런 것이 생각되는 하는 인터뷰였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인터뷰 세팅에 힘써 인터뷰 세팅에 힘써 준 Vittgen Inc. 대표 배상현 씨와 통역을 맡아 준 rondo 씨에게 진심 어린 사의를 표하고 싶다.
‘Indie Intelligence Network’에서는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장편 취재 기사를 게재하겠습니다.